아이에게 "왜?"라고 묻는 이유
아이가 이유 없이 짜증을 내요.
물론 부모 생각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물어요.
"왜 짜증을 내고 그래?"
이번에는 아이가 웁니다.
부모가 생각하기에는 말도 안 되는 이유예요. 그래서 부모가 또 묻습니다.
"뚝! 왜 왜 왜 우는데?"
부모는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걸까요?
감정은 그 사람의 아주 고유한 영역, 논리적 설명은 어려워
부모가 이런 식으로 아이에게 "왜?"를 묻는 상황들은 대체로 감정과 관련이 깊어요.
짜증도, 우는 것도, 화를 내는 것도 모두 감정입니다.
부모는 이유를 물어요. 이유는 인지입니다.
그 감정이 들어서 그 감정이 표현되는 것인데,
왜 그 감정이냐고 물으면 아이는 도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그 상황이 나는 슬프게 느껴져서 눈물이 나는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왜 슬프냐고 따지는 것과 같습니다.
감정은 그 사람만의 아주 고유한 영역이예요.
많은 상황,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그런 감정이 들고, 그런 마음인 것에 "왜?"라고 묻는다고 갑자기 멈출 수도 없고,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더 많다는 거예요.
"왜?"라고 묻는 것은, 그저 상황이 짜증나는 것일 수도
우는 아이에게 "왜 울어?"라고 물을 때, 우리는 정말 이유가 궁금한 걸까요?
"왜 울고 난리야. 그만 좀 울라고!"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닌가요?
"왜 별 것도 아닌 걸로 이렇게 울어.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해. 계속 울어도 들어줄 수 없어"를
짧게 "왜 울어?"로 강력하게 표현한 것은 아닌가요?
이런 상황, 부모들은 솔직히 그 이유도 대강은 알고 있습니다.
앞선 상황이 있었을 테니까요.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우는 상황이 짜증스럽고 화가 나서 "네가 이렇게 저렇게 하니까 내가 마음이 이렇고 저렇고 해서
견디기가 힘들다"라고 말해야 하는 것을,
그냥 신경질적으로 짧게 "왜 울고 그래?"라고 하고 마는 거지요.
그렇게 다그칠 때 아이의 마음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보다 나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상대가 그렇게 말하는 거니까요.
정말 이유가 궁금하다면, 아이가 우는 것을 멈추었을 때 진심으로 물어야 합니다.
화나 짜증도 마찬가지예요. 그 감정이 멈추고 잔잔해졌을 때 물어야 합니다.
물을 때는 "이건 엄마가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인데..."로 시작해주세요.
아이들이 좀 더 집중합니다.
아이는 나랑 재미있게 놀아주고, 말도 잘 들어주는 부모가 진짜 궁금하다고 하닌깐 '뭐가 궁금할까?'
하는 생각에 조용해집니다. "뭔데요?"라고 묻기도 해요.
이렇게 물으면 아이에게 나름대로 솔직한 답변을 들을 수 있습니다.
상대의 감정은 상대의 것, 그 감정을 떠안지 마세요
그런데요, 울 때는 좀 울게 내버려두세요.
우리는 상대의 감정표현에, 내가 어쩔 줄 모르고 내가 불편해지고 내가 못 견뎌 합니다.
상대의 감정을 내 것처럼 떠안기 때문이에요.
상대의 감정은 상대의 것입니다.
그 감정이 나를 향한다고 지나치게 생각하지 마세요.
물론 나를 향해서 표현하기에 그렇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의 본짛은 그 사람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상대의 감정이 지나치게 나를 향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 감정의 옳고 그름과 선후,
누가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따지게 되고 그 다음은 싸움이 됩니다.
또는 떠안은 그 감정을 빨리 처리해 버리고 싶어서, 무조건 종결시키려고 들게 돼요.
"그만 해!"라는 말이 튀어 나옵니다.
화낼만한 일이 아닌데, 화를 내는 것은 잘못된 것이 맞아요,
그래도 그 화는 그 사람 것입니다.
그것이 나를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그 감정을 내가 다 떠안으려고 들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해요.
출처 - 오은영의 행복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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