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다양한 유형과 증상들
여러분께서는 혹시 무언가를 끊어야겠다고 다짐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몸에 해로운 담배나 술, 나에게 경제적인 피해를 주는 도박, 쇼핑중독 등 이미 습관처럼 되어버린 것을
끊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오늘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사람마다 중독에 빠지는 포인트가 다른 것 같은데요.
중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맞습니다. 사람이 중독에 빠지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크게 2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습니다.
술, 담배, 마약과 같은 중독성 물질을 계속 사용하는 물질 중독과 도박, 인터넷 게임,
쇼핑 등과 같이 특정 행위를 계속 반복하는 행위 중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2. 중독된 대상이 물질이냐, 행위냐에 따라 분류가 되는 군요.
그런데 왜 마음을 굳게 먹어도 끊는 게 쉽지 않은 건가요?
그것은 중독이 마음먹기에 달린 문제가 아니니까 그렇습니다.
가끔 보면 본인 스스로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중독된 사람을 일컬어 의지가 약해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비난을 하는데 온당치 않습니다.
중독은 뇌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중독이 뇌의 문제라서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이군요.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건가요?
우리가 어떤 일을 한 뒤에 재밌고 즐겁다고 느끼는 것은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난생 처음 술을 마셨는데 별로 재밌지도 않고 어지럽고 속만 울렁거렸다면
나중에 또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술을 처음 마셨는데 긴장이 풀리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넘치는 느낌을 받았다면 또 마시게 되겠죠.
그런데 이렇게 어떤 행위를 하고 도파민이 분비되는 일이 반복되면 뇌 안에 도파민이 흘러가는 도로가 생깁니다.
많이 할수록 도로가 넓어져요.
이 도로가 생긴 뒤에는 그 길로 도파민이 계속 공급되지 않으면 도파민을 분비시켰던
그 행동을 갈망하게 되는데 도로가 넓을수록 심합니다.
중독이 되는 대상은 다양하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동일합니다.
4. 그런데 왜 좋은 습관은 중독이 안될까요?
예를 들면 공부나 운동에 중독되면 좋을 것 같은데요.
몸에 좋고 나에게 이로운 것에 중독되면 좋을 텐데 그런 건 중독이 잘 되지 않죠.
술이나 도박처럼 쉽게 중독이 되는 것들은 모두 도파민을 아주 빠르게 강렬하게 증가시키는
물질이나 행위가 중독이 잘 됩니다.
공부를 해서 좋은 성적을 얻고 운동을 통해 아름다운 몸을 가져도 만족을 느낄 수 있지만
술이나 도박과 비교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도파민 분비량이 적기 때문에 중독되지 않는 것입니다.
담배가 중독성이 강한건 폐를 통해 들어온 니코틴이 뇌까지 도달하는데
단 몇 초면 충분한 정도로 빠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도박장에 갔는데 베팅한 결과가 내일 아침에 나온다면 아마 그 도박장은
사람이 없어서 문을 닫아야 할 겁니다.
5. 중독을 치료받지 않고 오래되면 어떻게 되나요?
치료가 늦어지면 내성이 생겨서 점점 문제가 커집니다.
뇌가 일정한 자극수준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강한 자극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죠.
최민식씨가 열연했던 카지노라는 드라마를 보셨나요?
도박을 안 했던 사람이 처음에는 작은 돈으로 시작하지만 점점 판돈이 커져서 운영하던 회사도 팔고
전재산을 잃게 됩니다.
알코올 중독이라면 점점 주량이 늘어서 간이 버티지 못하게 되겠죠.
또다른 문제는 금단현상입니다.
익숙해진 자극이 주어지지 않으면 불안, 초조, 짜증 등이 나타나서 안하고 견디기 힘들어지는 것이죠.
중독이 오래되면 금단현상이 심해져서 더 끊기 어려워집니다.
6. 중독을 치료하려면 반드시 병원에 가야만 하나요?
혼자서 무조건적으로 참는 것은, 콜라를 마구 흔든 뒤에 열지 않은 채 잠시 두는 것과 같습니다.
살짝만 열러도 폭발하듯 쏟아져 나오게 되는 것처럼 재발의 위험이 높습니다.
병원에 오셔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게 실패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방법입니다.
7.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어떻게 중독을 치료하나요?
약물을 사용해서 물질이나 중독에 대한 갈망을 줄이고 금단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알코올중독의 경우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와 술을 마셨을 때의 만족감을 줄여줘서
술에 의존하지 않게 도와줍니다.
금연치료의 경우 니코틴을 담배가 아닌 형태로 주거나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을 사용하는 데 약을 먹지 않을 때보다 금연성공률이 2배로 높아집니다.
또 중요한 점은 중독과 동반된 정신질환을 치료해서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고 재발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알코올중독의 약 20-40%는 우울증이 동시에 발생하는데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음주량이 더 늘어서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양쪽 모두에 대한 통합적인 치료가 중요합니다.
8. 어떻게 해야 재발하지 않고 중독을 끊을 수 있는지
간략히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현재 내 상태를 정확하게 아는 것입니다.
막연하게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그것을 얼마나 자주, 많이 하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록을 해보시면 가장 좋겠죠.
예를 들어 술을 끊고 싶은 분들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술을 얼만큼 마셨다.'
이렇게 꾸준히 적어보세요.
그 다음에는 점진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우리 뇌에 도파민이 100이었다가 갑자기 0이 되면,
당분간은 참을 수 있을지라도 나중에 반동이 더 크게 올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목표를 이전의 70~80%를 목표로 잡고 그걸 구체화해 보세요.
1주일에 술을 5번 마시다가 4번 마시면 횟수는 80%겠죠?
음주량도 그렇게 정해 보세요.
그리고 이 목표에 대한 기록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시고 매일 기록해 보세요.
그 다음 목표는 처음의 50% 정도로 잡는 것이 좋겠습니다.
9. 처음에 세웠던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어떻게 대처 해야 하나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입니다.
처음에 세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면 그 다음 단계는 목표를 수정하는 것입니다.
단번에 내 상태와 한계를 정확히 알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내가 취약한 포인트를 찾아보세요.
금연을 하려면 흡연자들을 멀리 해야 하고 도박을 끊으려면 도박장 근처에서 일하면 안 됩니다.
뇌가 중독에 강하게 길들여져 있는 상태라는 것을 인정하고 일단 피하는 것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도박중독자는 화면에 카드 사진이 스치듯 지나가기만 해도
중독과 관련된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우리 뇌가 반응하면 몸도 따라가기 마련이니 유혹에 빠지기 쉬운 곳에서 멀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10. 술은 끊었는데 사는 재미가 없고 우울하다.
차라리 다시 술을 마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뇌가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도파민이 점점 줄어들면 이전에 비해 기쁨과
즐거움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점점 커지게 되죠.
중독된 행위를 하지 않기 위해 애쓰며 시간을 보내지 말고 그것을 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행복하게 보낼지 고민해야 합니다.
맛있는 것을 먹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좋아하는 운동을 해도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다만, 중독되어 있을 때보다 분비되는 양이 더 적을 수 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이 들 때는 앞으로 내가 어떻게 나아질지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십시오.
쇼핑중독은 예를 들면, 쇼핑중독을 왜 끊으려고 하죠?
아마도 너무 소비를 많이 해서 돈이 모자라게 되니까 끊고 싶으셨을 겁니다.
그럼 쇼핑을 줄이면 돈이 좀 모이겠죠?
그 모인 돈으로 재테크를 하시면 돈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그럼 쇼핑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마다 재테크 공부를 해보시는 겁니다.
이렇게 어떤 것을 끊으려고 마음먹게 된 궁극적인 목표에 부합하는
대안적인 행동을 만들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출처 - 삼성 양재숲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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