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autism)에 대한 이해
키, 체격, 체형, 지능, 피부색, 머리카락, 눈동자의 색, 성격 등이 사람마다 다른 것처럼
뇌의 신경 구성에도 폭 넓은 개인차가 있으며,
이를 신경 다양성(neurodiversity)이라 한다.
이런 다양성 속에서 평균적인 사람과 신경이 다르게 발달하여 사회적 활동과 생활에 어려움이 나타날 때,
정신의학에서는 자폐를 의심한다.
많은 경우 자폐는 자신도 가족도 교사도 모르고 지내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또래와 다른 행동과 성격을 보이는 아이가 다수 존재한다.
영국의 통계에 의하면 전체 인구 7명 중 1명이 크고 작은 자폐성(autistic)이 있다고 하며,
미국 질병예방센터의 2020년 통계에서는 8세 어린이 36명 중 1명이 자폐라고 한다.
자폐는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의학적으로도 원인과 치유 방법을 설명하기 어려운
뇌와 관련된 문제의 하나이다.
자폐성이 심한 아이가 보여주는 두드러진 경향을 들어보자.
* 다른 다람(부모일지라도)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 생후 1년이 가까웠지만, 이름을 부를 때 반응하지 않는다.
* 까꿍! 하면 놀아주려 해도 반응 행동이 없다.
* 좋다거나, 싫다거나, 놀라거나 하는 등의 표현이 없다.
* 안녕! 잘 있어! 하고 눈앞에서 손을 흔들 때(제스처에 대해) 반응하지 않는다.
* 위협하는 손짓을 해도 겁을 내는 표현이 없다.
* 특별히 좋아하는 장난감이 보이지 않는다.
* 스마트폰 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 2년이 지나도 다른 아이와 어울리지 않는다.(심한 낯가림)
*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지 않는다.
* 텔레비전 속의 인물이나 보육교사가 하는 행동을 따라 하지 않는다.
* 특정한 것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다.
* 융통성 없이 고집스럽다.
* 특정 장난감이나 소지품에 집착한다.
* 조립하던 장난감을 완성치 않고 무너뜨린다.
* 소음, 감촉, 온도 등에 민감하거나 둔감하다.
* 손톱을 물어뜯거나, 손가락을 빨거나 하는 등의 행동을 계속한다.
* 같은 손동작을 반복한다.
* 자해 행동을 보인다.
* 표정이나 제스처 등 비언어적인 표현이 적다.
* 혼자 지내고, 혼잣말을 반복해서 한다.
* 양말 신기를 싫어하고, 혼자 옷 입기나 신발 신기를 어려워한다.
* 부모와 외출했을 때, 부모늬 손을 잘 잡지 않고 따로 걷기를 좋아한다.
자폐성의 광범위한 경향
위에서 예를 든 이런 경향들 중에서 여러 가지를 동시에 드러내는 아동이 있다면
자폐성이 심한 경우이다.
우리말로 자폐(자기에게만 몰두)를 의학용어로 ASD(autism spectrum disorder)라 한다.
자폐의 정도는 개인차가 매우 크다.
자폐 경향이 심하면 아기일 때부터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일찍 발견할 수 있지만,
한두 가지 가벼운 경향이 있다면 모르는 상태로 자라 성인이 된다.
sutism에 spectrum이라는 말이 붙은 것은 자폐의 경향 범위가 개인에 따라 워낙 광폭이기 때문이고,
disorder는 혼란, 발달장애가 있다는 뜻이다.
스펙트럼의 본래 의미는 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파장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넓게 펼쳐진 것을 말한다.
ASD 경향이 심한 청소년의 증상을 좀 더 찾아본다.
* 말을 하지 않거나, 언어와 운동 신경이 느리게 발달한다.
* 자기의 뜻을 말로 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나타낸다.
* 남이 자기 몸에 손을 대는 것을 싫어한다.
* 학교 성적이 계속 나쁘다. 반면에 특정 과목에 대해서는 우수성이나 천재성을 보인다.
* 과다행동, 충동적 행위, 부주의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 경기와 발작하는 경우가 있다.
* 식사와 잠버릇이 비정상이다.
* 얼굴을 통한 감정 표현을 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얼굴 표정에 대해서도 무심하다.
* 불안증세나 우울증세를 보인다.
* 공포심이 지나치거나 반대로 겁이 없기도 하다.
* 같은 프로그램을 몇 번이고 다시 본다.
* 대화할 때 목소리 크기가 일정하다.
* 냄새에 대해 민감하다.
*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잘 말하지 않는다.
* 같은 음식만 먹으려 한다.
* 개나 고양이와 놀기를 더 좋아한다.
*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적다.
* 유난히 밝은색 옷을 입기 좋아한다.
* 엉뚱한 행동을 하면서 재미있어 한다.
* 유머가 없거나 이해하지 못한다.
* 다정한 친구가 소수이고, 집으로 초대하는 친구가 드물다.
* 자기가 싫은 사람은 상황이 변해도 다른 이유를 찾아내어 계속 의심하고 미워한다.
* 대화를 할 때 상대의 말에 대해 "왜 그래?"하고 많이 묻는다.
* 자기 주장이 강하며, 자신의 말이 틀렸다는 것이 확인되면, "나는 그런줄 알았다,"고 대응한다.
자폐 아동에 대해 애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애스퍼거 증후군의 특징은 자폐 스펙트럼과 비슷하다.
때때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염려되기도 한다.
이 또한 ASD와 관계가 있다는 이론이 있다.
자폐 성향을 가진 아이는 깊은 이해와 사랑으로 지혜롭게 보육해야 할 것이다.
그는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자폐 스펙트럼이 있다고 판단되면,
정신건강의사 또는 소아정신과 의사의 검사와 진담을 받아 반드시 조언을 구해야 할 것이다.
전문의사는 자폐 스펙트럼을 검사하는 '자폐증 진단 관찰 척도'라는 것을 이용하여 정밀하게 판단한다.
ASD 경향이 적으면 부모도 친구도 직장 동료도 상태를 알지 못하고,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성인으로 자라 결혼도 하고 사회인으로 살아간다.
그들 중에는 빼어난 기억력, 추리력, 창조성을 발휘하는 천재 과학자, 수학자, 음악가, 미술가가 다수 알려져 있다.
IT회사에 이런 인재가 많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회성이 부족하여 윗사람이나 동료의 이해와 인정을 받기 어렵다.
ASD에 대한 주변 사람의 이해가 필요
부모(또는 교사)가 자녀(학생)의 자폐 스펙트럼을 알면, 자녀에 대해 불만을 없애고
지혜로운 대책을 세워 보육해야 할 것이다.
한편 성인이 되어도 자신의 자폐성을 모르고 살아오던 사람이 자기 정체성을 이해하게 되면,
고집스런 생각을 탈피하여 스스로 사회성을 발전시키도록 적응하고 인내하면서,
자기의 특기를 최대한 발휘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그렇게 하기 어려운 사람이 그들이다.
사회 속에는 크고 작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이 다수 있다.
그러므로 가족, 동료, 친구만 아니라 자기가 지도하는 학생 중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발견한다면,
그게 대해 가졌던 오해와 불만을 버리고,
그를 이해하고 도우며 좋은 협력관계를 이루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의학자들은 "자폐는 개인의 정신적 특징이고 장애가 아니다.
그들은 치료가 아니라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 싫은 행동이나 일을 억지로 하지 않으려 하는 성격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나 일에는 놀라운 실력과 엄청난 인내심을 보이기도 한다.
* 공작, 기계수리, 발명, 설계, 디자인 등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이기도 한다.
* 컴퓨터 게임 실력이 뛰어나고, 순식간에 큐브를 맞추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잘 하는 사람이 있다.
* 사춘기를 지나면서 과다행동이 없어지고 이전과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릴 때보다 행동이 조용해지고, 말을 적게 하고, 작은 소리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
* 거울을 장시간 자주 보면서, 자기의 용모나 탈모 등에 대해 심하게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다.
* 자폐 스펙트럼이 심한 자녀는 학교 성적을 올리기 위해 특별 과외를 하는 등 노력을 해도
항상 하위에 있다. 그러므로 야단치거나 불만을 갖지 말고 적절한 방법을 연구하여 보육해야 할 것이다.
자기 자녀나 가르치는 아동의 자폐성을 이미 확인하는 것은 그의 교육과 성장에 중요하다.
의학 선진국에서는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연구가 일찍부터 이루어져 사회적 이해를 널리 얻고있으며,
자폐인을 위한 전문 진단, 상담, 지원기구가 발달해 있다.
선진국에서는 자폐성이 특히 심한 사람(아동, 성인)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적절한 직업을 제공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폐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여 "지능이 낮다. 성격이 나쁘다.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등의 판단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자폐에 대한 인식이 계몽되고 있고,
전문 교사에 의한 특수교육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진단과 상담 전문의학자도 다수 있다.
자폐의 원인은 불명
자폐성은 태아 시기에 시작되어 평생 계속된다.
뇌의 어떤 곳이 어떻게 되어 자폐성을 갖게 되는지 그 이유는 현대의학도 아직 모르며 치료약도 없다.
유감스럽게도 자폐는 의학적으로 치료하지 못한다.
'자폐 백신'이 있다는 선전은 거짓이다.
자폐는 유전성이 있으면, 여기에는 많은 유전자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폐와 관련된 의학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실 하나는 "왜 남자 자폐 아니가 여자 아이보다 3~4배나 많은가?
뇌 구조에 남녀 차이가 있는가?"하는 것이다.
자폐 아동 중에는 그들의 뇌와 관계없이 지능이 낮거나,
신체적 장애를 동시에 갖는 복합장애아인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자폐성이 심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자폐성은 정의가 불확실하고, 사람마다 차이가 많다고 앞에서 말했다.
심한 아동은 전문 의사의 조언에 따라 어려서부터 특별한 지도와 보호가 필요하지만,
가벼운 사람은 자신만 아니라 부모도 다른 가족도 모르게 정상으로 자라고
독립적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특별한 ASD는 일반인이 못하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귀중한 인재로 인정받기도 한다.
출처 - 전파과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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