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대병원·18일 의협·27일 세브란스 등 의료계 줄줄이 '집단휴진'
임상교수 과반이 휴진 참여, 서울의대...진료 유지 교수들도 '지지 성명'
'휴진신고 저조' 이유로 "참여율 낮을 것" vs "애당초 신고 의무 없어"
"파업 규모 몇%건 대다수 심정 동조...정부, 향후 사태 해결 집중해야"
정부의 '의대 2천 명 증원' 발표 이후 촉발된 의·정(醫政) 갈등이 17일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을 시작으로
의료계 집단휴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약 넉 달 간 이어진 사태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출구가 보이기는커녕, 강(强)대강 대치가 확전되는 양상이다.
의료계 안팎에선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전면 휴진 및 총궐기대회 디데이(D-day)로 예고한 18일을 이번 집단행동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개원의들에 더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도 의협 회원 자격으로
적극 동참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10% 미만'의 휴진 신고율 등을 들어 실제 집단행동 참여는 미미할 것으로 본다.
의대 증원 재논의 등을 요구를 받으면 휴진 보류를 전 회원 투표에 부치겠다고 한 의협의 제안도 단칼에 거절했다.
정부가 의료계릐 절대적 휴진 규모에만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근본적인 사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7일엔 세브란스...성대 의대 교수들도 휴진 논의 착수
1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은 이날부터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소속 병원에서 휴진에 들어간다.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총파업 투표 결과를 공개하며
필수부서를 제외한 '전체 휴진'을 예고한 바 있다.
당시 비대위는 모든 전공의를 향한 행정처분이 완전히 취소되고 이번 사태의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합리적 조치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이날 이후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중환자실과 응급실, 분만·투석 등을 뺀 진료과의 외래 진료비와 비응급 수술·시술 등을 일체 중단하는 방식이다.
비대위 집계에 따르면, 첫 주에 해당하는 17~22일 외래 진료를 축소·중단하거나 정규 수술·시술·검사를
연기 조치한 서울의대 교수들은 환자를 진료하는 전체 교수(967명)의 54.7%인
52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줄장의 가동률도 기존 62.7%에서 33.5%로 '반토막' 날 전망이다.
비대위는 이번 조사에 참여한 임상과 20개가 모두 휴진에 동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교수들의 휴진이 병원 차원이 아닌 '일부 강경파'에 국한된 집단행동이라 평가했지만,
'빅5' 병원의 일원이자 국립대병원의 대표 격인 서울대병원의 휴진이 장기화될 경우
그 차장은 쉽사리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진료 중단 시의 치명적 영향을 감안해 휴진에 동참하지 않는 응급·중증, 희귀·난치질환
담당 교수들도 휴진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휴진 참여 교수(529명)에 성명서를 제출한 344명까지 도합 90.3%(873명)가 이번 집단행동에 찬성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빅5에 속한 세브란스 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연세의대 교수들도 오는 27일 부로
기약 없는 휴진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등에 소속된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15일 "정부는 여전히 현 의료사태 해결을 위한 전향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무기한 휴진에 대한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은 개별적으로도 상당수가 18일 예정된 의협의 전면 휴진과 전국의사궐기대회에 참여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전날 의협이 당일 '파엄 중단'을 위한 조건으로 정부에 제시한 입장문에도
대한의학회, 전의교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입장문에는 △의대 증원안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쟁점사안 수정·보안
△전공의 등에 대한 모든 행정명령 및 처분 소급 취소 등의 요구 사항이 담겼다.
"實참여 저조"할 거란 정부 vs 의료계 "휴진율 몇 %건 대부분 파업 동조"
정부는 이를 일언지하에 거부한 채로, 이날부터 중증응급질환별 전국 단위 순환당직제를 실시하는 등
비상진료체계 강화에 공력을 쏟을 방침이다.
우선 상급 병원의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의 '골든타임' 지키기에 주력하면서,
익일 의협의 휴진에 대해선 실제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복지부가 발령한 진료·휴진신고 명령 이후 18일 휴진을 신고한 전국 의료기관은
13일 기준 전체 4.02%(3만 6371곳 중 1463곳)에 불과했다.
앞서 집단행동 찬반 투표에서 참여자 7만 800명 중 90.6%(6만 4130명)가 투쟁을 지지했고
73.5%(5만 2015명)는 휴진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의협 측 발표와는 다소 온도 차이가 있는 결과다.
지난 2020년 의대 증원 관련 의료계 파업 당시에도 개원의 휴진율을 10%를 밑돌았다는 점 또한
'의협 휴진'의 파괴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한 달이 해 안 돼 9·4 의-정 합의가 타결된 그때와 지금은 비교 불가라는 반론도 나온다.
또 애당초 지자체에 하루 휴진을 신고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여기는 개원의들도 많다는 전언이다.
개인병원을 운영 중인 한 필수의료과 전문의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휴진을 신고한 병원들에는)
업무개시명령을 바로 내리겠다는 건데, 대놓고 파업을 하겠다는 의사들이 몇이나 되겠나"라며
"또 파업을 계속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단 하루 집회를 하면서 휴진을 하겠다는 건데
그걸 '파업'이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동네 병·의원은 당일 오전만 진료를 보는 식으로 부분 휴진을 계획하거나,
홈페이지 등으로 휴진 사실을 공지하되 당국에 병도 신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무엇보다 휴진 여부 및 직역과 무관하게, 다수의 의사들이 현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에
여전히 반감을 품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9할 이상의 전공의와 의대생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의대 증원을 강행한다 해도,
막상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겠냐는 회의적 목소리 역시 흘러나온다.
정상진료 유지 방침을 밝혀 환자들의 환영을 받은 대한분만병의원협회 등도 정부의 '의료개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A씨는 "파업(집단휴진) 규모가 1~2%면 어떻고 4%면 어떤가. 많은 개원의들은 심적으로 파업에
동조하고 있는 상태"라며 "정부가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책임지고 해결할 생각을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 직역 이기주의로만 여론을 호도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당초 정부가 3대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이날 집단휴진 보류 관련 회원 투표를 고려했던 의협도 같은 생각이다.
의협 최안이나 대변인은 "(18일 휴진 시) 회원 참여율은 높을 것"이라며
"(정부가 공개하는) 의무 없는 휴진 신고율은 의미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출처 - 노컷뉴스(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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